나는 권고 사직을 한지 얼마되지 않았다. 지금 구직을 하고 있고 간단히 영어 공부와 코딩 공부를 병행하고 있다. 사실 처음엔 권고사직이 부끄러웠다. 내가 쓸모 없는 것 같고 내가 잘못해서 짤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난 사회생활이며, 일이며 굉장히 열심히 했고, 결과물을 만들어 냈었다. 나를 자책하는 것은 현재와 미래에 좋지 않을 것 같아 회사 탓을 하기로 했다. 권고사직은 회사 탓이 맞다. 회사도 합리적인 선택을 한것이다. 현재 줄어드는 시장 규모를 보고 결정한 것일 것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회사는 나를 지켜주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깊게 알게되었다. 처음 당해보는 권고사직이라 기분이 영 꺼름칙했지만 돈받으면서 이직한다는 느낌도 들어서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예고된 권고사직
사업부가 좋지않은 방향으로 가는 것은 이미 느끼고 있었다. 혹자는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왜 그때 이직 안했어?" 나도 하고싶었고 할 기회도 있었다. 하지만 중견기업이라는 타이틀이 아주 편했다. 한번더 앞자리가 바뀔 수 있는 기회도 있었다.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지만 회사의 규모가 작아지는 것에 내 알량한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은 계속 지나가고 난 성장하지 않았고 팀의 분위기는 점차 나빠지기 시작했다. 산업은 점차 거품이 빠지고 회사에서는 여러 말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때도 난 큰 관심을 가지지 않고 있었다. 내 패착이었다.
권고사직의 기분
권고사직을 당했을 때의 기분이란 사실 미묘했다. 대화를 많이 나눠본적이 없던 본부장이 나를 호출하였을 때, 아 올께 왔구나 싶었다. 본부장의 떨리는 말과 미안하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사실 진심이라곤 하나도 느껴지지 않았을 뿐이었다. 하지만 본부장이라고 어쩔 수 있겠는가 회사에서 하지말라는데, 경영권을 넘겨주기엔 회사의 규모가 너무 컸을지도 모른다.(내가 다니던 회사는 어린아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주고 지분을 늘리는 것이 더 중요했다)
권고사직 후 생활
솔직히 말해서 스트레스를 안받으니 너무 좋다. 일이 안될때는 머리를 쥐어 뜯어가면서 스트레스 받는 그대로 축적이 되어있었는데, 나오는 순간 이루 말할 수 없는 해방감이 생겼다. 무엇이 안될까봐 전전긍긍하는 것들이 사라지고 어떻게 해나가야할지 고민하지 않아 더 기분이 좋았다. 못했던 운동 , 영어 공부, 코딩 공부를 하면서 지내고 있다. 회사에서 짤린다고 안죽는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그냥 충분히 고민하면 된다. 개발자의 길을 걸었다고 하더라도 회사에 다니는게 정답이 아니다. 혹시 난 개발 밖에 할줄 아는게 없는데? 하는 사람이 있다면 자신의 능력을 과소평가 하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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